최고봉의 세계관을 구축해 나가는 정예 팀 CyDesignation의 정체성을 살피다 [현장 디자이너편]

CyDesignation은 사이게임즈의 자회사로 2012년에 설립되어 ‘신격의 바하무트’나 ‘Granblue Fantasy(이하, 그랑블루)’ 등 사이게임즈의 작품뿐 아니라 스퀘어 에닉스의 ‘라이트닝 리턴즈 파이널 판타지 XIII’이나 ‘NieR:Automata(니어 오토마타)’ 등 다양한 작품의 디자인을 맡아 왔습니다.

인터뷰 전편에서는 게임 업계에서 수많은 실적을 쌓은 네 명의 이사진에게 회사의 역사와 전망, 젊은이들을 위한 조언 등을 들어 보았습니다. 이어서 후편에서는 CyDesignation의 미래를 짊어진 두 명의 디자이너에게 이제까지 해온 작업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현장에서 본 CyDesignation이라는 회사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디자이너나가이 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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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세에 게임 회사에 입사하여 4년 동안 MMO 장르 게임의 디자인에 관여했다. 그 뒤, 1년 동안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활동을 거쳐 CyDesignation에 입사. 주로 관여한 타이틀로는 ‘Granblue Fantasy’와 ‘NieR:Automata(니어 오토마타)’ 등이 있다.
디자이너오오하라 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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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도 신입 채용을 통해 CyDesignation에 입사. 주로 관여한 타이틀로는 ‘Granblue Fantasy’와 ‘WAR OF THE VISIONS 파이널 판타지 브레이브 액스비어스 환영전쟁’ 등이 있다.

타입이 완전히 다른
선의의 라이벌 같은 두 사람

우선 두 분이 어째서 CyDesignation에 입사하게 되셨는지 가르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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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저는 친구의 소개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같은 것도 좋아했고, 업계의 전설이라고도 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들 옆에서 일할 수 있다는 건 영광스러운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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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하라
저는 게임 회사에 입사를 희망했지만 여러 곳에 지원해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일이 잘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사이게임즈의 채용 공고를 보고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지원해 봤더니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 입사하기 전에 사이게임즈에서 입사 예정자 신분으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CyDesignation에서 사이게임즈 앞으로 아르바이트 스태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와서 제가 가게 되었습니다.
반년 정도 일하면서 최종적으로 사이게임즈와 CyDesignation 어느 쪽으로 들어가도 좋다는 선택권을 받았고, 고민한 끝에 CyDesignation을 골랐습니다.

두 가지 선택지 중에서 CyDesignation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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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하라
반년 동안 일하며, 회사의 분위기에 적응할 수 있었던 게 큽니다. 사실 저는 합격하기 전까지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접한 적이 없었습니다. 요시다 씨가 디자인한 ‘파이널 판타지 택틱스’만 플레이한 적이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나바 씨를 비롯한 모든 분들이 반년 동안 매우 잘해 주셨어요. 그런 점이 입사를 결심하게 한 부분도 있네요.

두 분은 각자 경력과 타입이 다르시군요. 사이게임즈의 작품 중에서는 어떤 작품에 관여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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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저도 오오하라 씨도 ‘그랑블루’에 관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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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하라
입사 예정자 아르바이트 시절부터 당시 개발 중이었던 ‘그랑블루’에 관여할 수 있었던 것은 영광이었습니다.

두 분은 사이게임즈와 CyDesignation 모두에서 일해본 적이 있으신데, 두 회사의 차이점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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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사이게임즈는 그림 실력이 어마어마하게 뛰어난 사람이 많고, 일러스트 한 장을 몇 명이 담당해서 분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CyDesignation도 팀 단위로 움직이기는 하지만, 따지자면 개개인이 따로 작업하는 측면이 강할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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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하라
여러 명이 통일된 일러스트 터치나 세계관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사이게임즈이고, 한 명 한 명의 개성을 디자인에 반영해 나가는 것이 CyDesignation이라는 게 큰 차이일지도 모르겠네요.

CyDesignation에서는 개성적인 사람일수록 활약하기 좋은 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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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그렇지만도 않아요. 물론 개성도 소중하지만 모든 경우에서 그렇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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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하라
예를 들어 ‘그랑블루’라면, ‘그랑블루’의 테이스트나 세계관이 확고하게 정해져 있어서, 거기에 맞춰 디자인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하나의 예시이기 때문에 전부가 다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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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애초에 게임 자체가 팀을 이루어서 만드는 것이고 말이죠.

두 분은 팀 제작이라는 관점에서 의식하고 있는 점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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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팀 단위 제작에 관해서는 저보다 오오하라 씨가 평소부터 경험이 많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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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하라
저는 스퀘어 에닉스의 ‘WAR OF THE VISIONS 파이널 판타지 브레이브 액스비어스 환영전쟁(이하, FFBE 환영전쟁)’의 작화 팀 총괄을 담당하고 있는데, ‘그랑블루’ 팀의 방식을 참고해서 팀 제작에 도전 중입니다. ‘그랑블루’ 팀에서 일했던 경험이 유익하게 활용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CyDesignation에 입사한 당시와 현재를 비교해서 자신에게 달라진 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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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하라
옛날과 비교해 그림 스킬은 그렇게 많이 향상된 것 같지 않습니다. 다만, 미나바 씨가 그림을 직접 봐주시는 기회도 있었던 덕분에 그림을 보는 눈은 확실히 좋아진 것 같습니다. 그림으로서 좋은 그림과 상품으로서 좋은 그림은 개념이 완전히 다르거든요. 상품으로서 요구되는 그림을 그린다는 일에 대한 시선이 몸에 배게 되었습니다.
또한, 자신이 디자인한 캐릭터를 바탕으로 3D 모델이 생성되거나 스토리가 붙는 등, 디자인은 정말 많은 분들의 작업과 관계되게 되는데요. 처음이 틀려 먹으면 다른 분들에게 피해를 끼치게 된다는 의식도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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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저는 확실히 디자인 능력, 그림 실력이 늘었습니다. 이사와 임원진이 전설급인 걸요(웃음). 공부도 정말 많이 했고, 제 성장 속도는 CyDesignation에 들어와서 무척 많이 올랐습니다. 예전 회사에서는 디자이너가 저밖에 없어서 편하게 일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CyDesignation은 그림 실력이 뛰어난 분밖에 없어요. 그걸 따라잡아야 한다,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하면 사람은 성장하는 법이라는 걸 체감했죠. 좋은 자극을 받고 있습니다.

유망주들이 생각하는
좋은 디자인, 나쁜 디자인이란?

그럼 디자인의 사고 방식에 대해 이야기를 부탁드립니다. 어려운 질문인 줄 알지만,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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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실루엣만 가지고도 어떤 캐릭터인지 알 수 있게 하려고 신경 쓰고 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무조건 좋은 디자인인가, 하면 그렇지도 않아서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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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하라
어느 라면 만화에서 인용하자면, 요리를 맛있다고 느낄 때는 이미 아는 것에 대한 안도감과 모르는 것에 대한 놀라움, 이 두 가지 면이 있습니다. ‘맞아, 바로 이 맛이야’라고 느끼는 부분과, ‘뭐지, 이 맛은?!’이라고 느끼는 두 가지 요소가 중요하다… 이런 이야기를 접하고 디자인과도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다만 이 부분을 미나바 씨에게 이야기해 봤더니 ‘그것만 가지고는 부족하다’고 하셨어요. ‘시대의 변천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하시더군요. 미나바 씨를 따라잡으려면 물론 아직 멀었지만, 언젠가는 그 경지에 다가서고 싶습니다.

디자인을 하면서 뭔가 참고하거나 인풋하는 것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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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저 자신의 좋고 싫음과 상관없이 무조건 다양한 것을 보려고 합니다. 영화든 패션이든, 뭐든지요. 최대한 다채로운 것을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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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하라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면 Twitter 타임라인을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멋진 무언가를 접하는 기회가 되어 좋은 자극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군요. CyDesignation은 ‘최고봉의 세계관을 구축해 나가는 정예 팀’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두 분은 세계관의 구축에 어떤 식으로 임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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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그랑블루’의 경우, 세계관은 이미 구축되어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나가는 식이었습니다. ‘NieR:Automata(니어 오토마타)’에서는 서브 캐릭터를 디자인했는데, 그때는 사양서를 통해 오더를 해석하면서 그려 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답을 찾기가 쉽지 않았네요.
‘NieR:Automata’에서 나가이 씨가 디자인한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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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하라
저는 ‘FFBE 환영전쟁’에서 캐릭터를 하나부터 디자인하는 경험을 했는데, 오더로 노리는 바가 어떤 것인지 청취해서 그에 관련된 작품을 망라해 나갔습니다. 그리고 지향할 퀄리티가 어디쯤인지 정한 뒤 작업에 임했습니다. 경험이 아직 많지 않으므로 다짜고짜 ‘이런 세계관입니다!’하고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기준이 되는 작품 중에서 지향하겠다고 정한 퀄리티에 합당한 것을 만들었다는 느낌입니다.
‘FFBE 환영전쟁’에서 오오하라 씨가 가장 처음 디자인한 주인공 ‘몬트’. 처음 디자인하는 캐릭터를 확정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완전히 제로 상태에서 세계관을 구축한다면 어떤 장르가 좋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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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판타지물은 경험을 많이 해봐서 SF 같은 장르에 도전해 보고 싶네요. CyDesignation은 전설급 분들이 쌓아 온 판타지물의 실적이 어마어마해서 그런 일이 들어오기는 쉽지 않을 것 같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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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하라
사실 저는 그리고 싶은 게 없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방향성이 이미 정해진 작품을 자신의 디자인으로 실현해 나가는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장르도 따지지 않습니다. 아, 한 가지. 소셜 게임 작업은 필연적으로 미남, 미녀가 많다 보니 아저씨 캐릭터나 특이한 계열도 그릴 수 있는 일은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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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맞아요… 미남미녀를 그리려면 압박감이 장난이 아니에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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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하라
일러스트의 매력이 곧 플레이어 여러분이 캐릭터를 가지고 싶다는 마음으로 직결되니까요. 중요 캐릭터로 추가될 것 같은 미남, 미녀 캐릭터는 담당하면 신경을 많이 쓰게 돼요(웃음).

잠시 디자인에서 멀어져서, 일을 하다가 숨을 돌리고 싶을 때 기분전환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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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하라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만화를 보거나… 딱히 특별한 일은 하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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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끔 업무와 상관없는 그림도 그리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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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하라
덧붙이자면 저는 업무 외에 그림을 그리려고 생각하지 않는 타입입니다. 업무 중 팀의 일원이 되어 그림을 그리는 데에서 재미를 느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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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저와 오오하라 씨는 타입이 분명히 갈리네요. 저는 그리고 싶은 게 많아서 그게 뭔가 일거리로 연결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Twitter에 그림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나가이 씨가 Twitter용으로 그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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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하지만 오오하라 씨는 다른 사람에게 일을 지도하는 등 저에게 없는 능력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오오하라 씨가 회사가 잘 돌아가도록 도와주고 있는 부분도 있어서, 어쩌면 장래에CyDesignation을 짊어져 나가게 되는 건 오오하라 씨가 아닐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디자이너의 틀을 넘어 도전해 나갈 수 있는
CyDesignation이라는 회사

두 분 입장에서 CyDesignation이라서 가능하다고 느끼시는 일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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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일반적인 게임 회사에서는, 예를 들면 디자이너가 ‘이런 기획을 하고 싶다’라고 말해도 통과되기가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CyDesignation은 이것을 응원해 주고 다양한 일을 경험하게 해줘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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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하라
임원들과 마음의 거리도 물리적인 거리도 가깝습니다. 자리를 힐끔 보면 아무렇지 않게 임원들이 같은 공간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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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무척 화기애애한 직장입니다. 요시다 씨를 앗키라고 불러도 용서해 주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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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하라
그러는 건 나가이 씨뿐이에요(웃음).

그 이야기는 전편에서 임원진 여러분에게 들었는데 나가이 씨의 사례였군요(웃음). 그래도 역시 성과물에 대해서는 엄하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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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네, 굉장히 엄합니다. 솔직히 말해 풀이 죽을 때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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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하라
다만 그만큼 열의를 다해 봐주시는구나, 싶어서 기쁘기도 합니다.

이번 인터뷰는 두 분의 이야기를 통해 CyDesignation이 어떤 직장인지 전달함으로써 더 많은 분이 CyDesination에 관심을 가지게 하고, 나아가서는 입사 지원자를 늘린다는 목적도 있습니다. 두 분은 어떤 분이 들어와 주기를 바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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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저보다 잘 그리는 분이 들어와 주었으면 합니다. 라이벌이 더 늘어나는 것이 저의 성장으로 이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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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하라
CyDesignation도 가끔 분업을 하는 경우가 있어 채색이 뛰어난 분이 와주었으면 합니다. 제가 디자인해서 완성시킨 선화에 다른 분이 채색해 준 것을 보면서 감탄하고 싶습니다. ‘그랑블루’ 때에는 그런 일이 곧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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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아아, 저도 그런 경험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랑블루’ 일러스트 팀은 정말 대단하니까 말이죠… 그 외에는, 그림 실력이 부족해도 센스가 있는 분이 와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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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하라
탁월한 점이 뭔가 하나라도 있다면 문제없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이래저래 디자인 센스는 요구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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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하지만 그렇더라도 벽이 높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우선 지원해 보기를 권합니다. 들어온 다음에라도 배울 수 있는 부분도 있을 테고요.

그럼 마지막으로 두 분의 금후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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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전설급 임원들을 쓰러뜨리고 싶습니다(웃음). 뭐, 절반은 농담이지만 다양한 도전이 가능한 회사이기는 하므로 디자인 이외의 부분도 포함해 노력해 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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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하라
전망은 모색 중이지만, 한 작품에 초기 단계부터 관여해서 플래너나 프로그래머 분들과도 어울려 가면서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현재 채용 공고로 3D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도 모집 중인데, 앞으로 새로운 분들이 들어오거든 그런 길도 생겨나지 않을까 생각되므로 많이 지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상으로, 전후편에 걸쳐 CyDesignation의 인터뷰를 전해드렸습니다.